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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영화 [아가씨] 그녀들의 사랑이야기



영화 [아가씨]




박찬욱 감독의 2016년작 영화 아가씨 입니다.


여성들의 파격적인 사랑이야기로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원작은 영국작가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Fingersmith) 입니다.


소설 핑거스미스가 하녀를 기준으로 지어진 제목이라면(핑거스미스는 소매치기란 뜻의 19세기 영국속어입니다), 영화 아가씨는 부잣집 상속녀 히데코를 기준으로 한 제목입니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진행됩니다.



소매치기 고아 소녀인 숙희(김태리)는 사기꾼 백작(하정우)의 제안으로, 부잣집 아가씨인 히데코(김민희)의 개인 하녀인 타마코가 됩니다.


히데코는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강압적인 이모부 밑에서 외롭게 자랐기 때문에, 자신을 이해해주는 타마코(숙희)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됩니다.


숙희 또한 자신에게 마음을 여는 히데코에게 끌리게 됩니다.


사실 영화를 보면, 숙희는 히데코에게 첫 눈에 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히데코를 본 순간, 숙희는 작업대상이 이렇게 예쁘다고 말해주지 않은 백작을 원망하기 때문이죠.



숙희와 히데코는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숨길 수 없고, 둘은 같이 동침하게 됩니다.


하지만 숙희는 원래 이 집으로 들어온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히데코에게 계속 백작을 사랑하라고 요구하죠.


히데코는 그런 숙희에게 상처를 받고 자살을 시도합니다.



이 장면에서, 김민희는 상처입은 히데코의 연기를 정말 소름끼치게 잘 해냈습니다.


예전 영화 '화차'에서 김민희의 연기력을 이미 인정한 후였으나, 이정도까지를 생각하지는 않았는데요.


이 영화에서 김민희는 히데코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배우의 개인적인 사건으로 인해 저의 애정은 한순간에 식어버립니다. 

재능 있는 배우의 그러한 선택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이 영화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배우 김태리도 연기를 잘했습니다.


순박한 듯, 여우같은 숙희 캐릭터를 신인답지 않게 소화했습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김태리가 숙희 캐릭터에 찰떡같이 어울린다는 말을 왜 하는지, 영화를 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하정우와 조진웅도 연기를 잘했습니다만, 이 영화가 워낙 두 여성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남자캐릭터는 크게 부각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하정우의 마지막 대사 "그래도 XXX는 지킬 수 있겠구나"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드라마 '시그널'이 끝나고 얼마 후에 아가씨가 개봉했기 때문에, 시그널 애청자들은 조진웅 캐릭터를 내심 기대했을 것입니다.


저도 시그널에서의 조진웅 연기를 인상깊게 봤기 때문에, 아가씨를 보면서 조진웅이 맡은 코우즈키 백작을 유심히 봤습니다.


하지만 크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습니다.



남자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계신데, 한편으로는 저 두 배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이 역할을 맡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보다 더 비중없게 다뤄졌을 수도 있겠죠.)



이 영화에서 오히려 남자배우들보다 회자되는 배우는 특별출연 '문소리' 입니다.


칸 영화제에서도 문소리의 연기에 호평이 있었을 정도니까요.


 





제 67회 베를린영화제에서 김민희가 은곰상(여자연기자상)을 수상해서 이슈가 되었습니다.


김민희의 연기력을 의심하지는 않지만, '밤의 해변에서 혼자'라는 영화의 내용을 보면 그게 과연 연기였을까 라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영화 아가씨가 사랑에는 성별도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해서, 모든 사랑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영화 아가씨 리뷰였습니다.